탈모 샴푸 시장은 광기에 가깝습니다. 유명인을 앞세워서 광고하고 모든 SNS에 탈모샴푸 광고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광고만 보면 탈모약 저리 가라이고 용기도 화려합니다. 비싸면 더 좋을 거라는 근거 없는 믿음으로 한 통에 몇만 원씩 하는 샴푸를 탈모치료용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은 샴푸로는 탈모치료는 당연히 안되고 개선과 완화 부분에서도 상당한 물음표가 있습니다.
탈모샴푸 정의
탈모샴푸가 무엇일까요? 탈모샴푸라는 말이 나온 건 대략 18년 전입니다. 2004년부터 탈모라는 말을 샴푸에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탈모샴푸는 광고를 통해 불티나게 팔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프로페시아(아보다트는 출시되지도 않음) 미녹시딜 같은 약이 이제 국내에 막 알려지기 시작했던 시기였습니다. 탈모 자체도 막 이슈화 되었기에 탈모샴푸는 탈모를 치료해주는 치료제처럼 여겨지며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됩니다. 탈모샴푸가 돈이 되자 어떤 탈모 커뮤니티는 아예 자체 샴푸를 만들고 기업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탈모샴푸의 근거
탈모치료를 연상할 수 있는 컨셉샴푸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탈모를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근거는 전무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니 애초에 기능성 화장품으로 질병을 다스린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 될 수 있습니다. 탈모가 외모 쪽이라 미용으로 많이 생각하시는데 원인 자체는 몸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입니다.
정식으로 탈모샴푸라는 말은 없습니다. 대신 탈모 증상의 완화에 도움이 되는 화장품이 있습니다. 샴푸는 화장품법에 따릅니다. 기능성 화장품의 범위에 탈모 증상에의 완화에 도움을 주는 화장품을 명시했습니다.
화장품법 시행규칙 제2조 기능성화장품의 범위에 탈모 증상의 완화에 도움을 주는 화장품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2017년 5월 30일 시행 된 항목이며 개정이유는 피부나 모발의 기능 약화로 인한 건조함, 갈라짐, 빠짐, 각질화 등을 방지하거나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는 제품을 추가하기 위해서입니다.
탈모샴푸라고 불리던 제품들은 이제 탈모 완화 기능성 화장품(질병의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의약품 아님)을 명시해야 합니다. 효능효과에는 탈모 증상의 완화에 도움을 준다라고 표시합니다. 또한 식약처 인증 기능성 화장품 마크를 붙일 수 있습니다. 완화도 아닌 완화에 도움을 준다는 건 도대체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까요?
식약처 인증 탈모 완화성 성분
화장품 법에 따라 모든 화장품은 전성분을 기재해야 합니다.
성분 표시법 원문은 여기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식약처 산하 화장품 정책과 자료입니다. 화장품 전성분 표시지침에 의거 표시의 순서는 함량 순이고 1% 미만 함량 성분 및 착향제, 착색제는 순서에 상관없이 기재할 수 있습니다.
식약처 인증 탈모 완화 기능성 성분
위 관련근거에 따른 탈모 완화 기능성 성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덱스판테놀
- 비오틴
- 엘-멘톨
- 징크 피치리온
- 징크 피치리온액(50%)
(덱스판테놀 0.2 살리실릭애씨드 0.25 엘멘톨 0.3 들어간 샴푸 또는 나이아신아마이드 0.3 덱스판테놀 0.5 비오틴 0.06 징크피치리온 액 2% 들어간 샴푸가 기준이라는 다른 글이 있던데 혹시 아시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위 성분들은 대부분 항균 및 보습 등을 통한 피부 개선으로 알려져 있고 탈모 개선에 대해서는 증거가 부족합니다. 아쉽게도 함량 기준에 대해서는 찾지 못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피부에 좋은 성분 정도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나이아신아마이드, 판테놀, 살리실릭은 일반 화장품에도 많이 쓰이는 성분으로 항균 및 보습 등의 기능을 합니다.
또한 탈모 완화 기능성 성분이 샴푸에 얼마나 들어갔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함량은 표시되어있지 않습니다. 샴푸는 정제수와 계면활성제가 전체 함량의 95%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1% 이하로 들어갈 것으로 추측됩니다.
피부에 좋은 성분이 탈모 완화에 왜 연관을 지어서 기능성 화장품으로 분류했는지 조금 아쉬운 점입니다. 완화에 도움을 준다를 소비자들은 탈모치료에 도움이 된다라고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2018년 탈모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는 화장품의 인체적용시험 가이드라인이 개정되어 임상시험 대상은 남성형 탈모만으로 한정되었습니다. 식약처에서 허가한 탈모 완화 기능성 샴푸가 다른 유형의 탈모(휴지기 탈모, 원형 탈모)에 효과가 있다고 단정 할 수 없습니다.
특허성분
특허라는 글자가 신뢰와 효능을 보장하고 뭔가가 다르다는 믿음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비슷한 제품이라도 특허성분이 있다고 하면 왠지 더 믿음이 갑니다. 요즘 이 특허증을 안 가지고 있는 탈모샴푸가 없을 정도로 제품 상세 페이지 열면 거의 다 나오는 특허증입니다.
특허성분이 굉장히 어려워 보이지만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기존 특허 등록된 성분이 포함되어 있으면 선행 기술조사를 한 후 함량이나 용도를 한정하고, 기타 타 추출물을 추가해 복합 구성물로 시도가 가능합니다. 대략 나오는 특허성분은 좋다고 알려진 몇 개의 성분을 조합하여 등록한 형태입니다.
특허를 받기 위해서는 실험이라는 데이터가 나와야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특허 실험정보는 세포실험 수준입니다. 세포실험도 대단한 것 아니냐 생각하시면 할 말이 없지만, 모든 실험 중 가장 초기에 하는 시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포 실험 결과가 인체 실험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지는 절대 보장할 수 없습니다. 괜히 의약품을 개발할 때 많은 비용을 들여 사람 대상 임상실험을 하는 게 아닙니다. 실제 사람에게 효과가 있어야 합니다.
특허성분 공고 내용이 궁금하시면 특허정보넷 키프리스에서 특허 일련번호를 검색해보시면 됩니다.
추출물
각종 추출물이 많이 들은 경우가 있는데 추출물은 잠깐 담갔다 빼도 추출물이 됩니다. 그게 진액 형태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녹차 티백을 잠깐 우려도 녹차추출물이 되고 정제수 대신 녹차추출물이 들어간 샴푸가 됩니다. 그리고 잘 모르는 여러 추출물을 열거해 놓고 모발 및 두피에 좋은 것처럼 설명해 놓았는데 탈모개선에 대한 과학적 증명이 부족하고 그마저도 원료적 특성에 대한 내용입니다.
요즘 샴푸 만들 때 일반 정제수 대신 맥주효모추출물을 넣으면서 맥주효모 함량을 표시한 경우도 있는데 대부분 ppm(parts per million)으로 표시합니다. 1ppm은 0.0001%입니다. 50만 ppm을 넣는 경우도 있는데 물과 맥주효모 비율이 1:1 정도 됩니다. 그런데 대부분 맥주효모추출물 외에 정제수도 추가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샴푸 전 성분이 보통 정제수 50%, 계면활성제 40%, 기타 첨가제 10%로 구성되는데 정제수 부분이 맥주효모추출물 + 정제수로 나누어지는 겁니다. 맥주효모 추출물이 아무리 높은 농도로 들어가도 정제수가 많이 들어가면 결국 ppm은 낮아집니다.
그러니 맥주효모가 좋다한들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제 맥주효모가 샴푸에 얼마나 함량 되었는지 정확히 알 수가 없습니다. 더 중요한 건 맥주효모가 탈모개선에 효과적이라는 과학적 증명은 없습니다. 독일 맥주공장 노동자가 유난히 숱이 많고 윤기 나는 모발을 자랑했다는 콘셉트의 광고가 샴푸까지 영향을 미쳤습니다. 맥주공장 이야기가 진짜인지도 의문이네요.
실제 맥주효모는 영양성분이 풍부해서 영양제의 원천입니다. 많은 영양 성분을 맥주효모에서 정제해서 나옵니다. 모든 영양소가 풍부한 식품이지 특별히 모발에 특화된 식품이나 성분이 아닙니다.
맥주효모를 직접 먹는 것도 탈모치료효과에 대해 밝혀진 게 없는데 추출물로 만든 샴푸가 효과가 있을까요?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자체 실험 결과
자체 실험 결과 모발 빠짐 전후를 비교해서 올려놓기도 했는데 공신력이 없습니다. 이 결과가 조작되었는지 동등한 조건에서 신뢰할만한 방법으로 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주관적이기도 합니다. 실험자 중 대부분이 만족 이런 내용은 굉장히 주관적입니다.
과대과장광고와 탈모샴푸
과거 의약외품으로 분류되었던 탈모샴푸가 2017년 기능성 화장품으로 재 분류되었습니다. 의약외품은 약사법에 의해 다음과 같이 정의되고 있습니다.
- 사람이나 동물의 질병을 치료, 경감, 처지 또는 예방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섬유, 고무 제품
- 인체에 대한 작용이 약하거나 인체에 직접 작용하지 않는 제품
- 감염병 예방을 위하여 살균, 살충 및 이와 유사한 용도로 제품 등
반창고, 모기기피제, 치약, 생리대, 마스크, 손소독제, 구취제거제 등이 의약외품으로 분류되어있습니다. 흔히 약국에서 파는 박카스, 가스활명수도 의약외품입니다.
의약외품은 질병의 치료나 증상의 경감 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제품이고 화장품은 인체의 청결 미화를 위해 피부 또는 모발의 건강을 유지 또는 증진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화장품은 의약외품에 비해 인체에 미치는 작용이 경미합니다. 인체에 미치는 작용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효과든 부작용이든 전문의약품이 높습니다.
- 전문의약품
- 일반의약품
- 의약외품
- 기능성 화장품
- 화장품
왜 탈모샴푸가 기능성 화장품으로 재 분류되었는지는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매년 허위 과대광고로 식약처가 적발해서 행정 처분하고 있습니다.
탈모샴푸의 진실에 대한 결론을 말씀드리면 아직 탈모에 명백히 도움을 주는 샴푸는 없습니다. 흔히 우리가 부르는 탈모샴푸는 정확히는 기능성 화장품이며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의약품에 비해 높지 않습니다. 탈모도 현대사회에서는 엄연히 질병이며 질병코드가 있습니다. 질병은 의약품으로 먼저 다스리시고 부작용 위험 때문에 화장품, 민간요법, 검증되지 않은 의학에 먼저 의존해서 경제적 정신적으로 고통받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탈모샴푸는 대부분 가격이 비쌉니다. 비싼 만큼 성분이 좋으면 상관이 없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비싼 가격의 배경에는 엄청난 홍보비용이 깔려 있습니다. 체험단이든,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쓰든 일단 알려져야 팔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비싸면 좋을 거라는 소비자들의 믿음도 한 몫합니다.
샴푸는 모발 및 두피 세정이 주목적이 기 때문에 주 계면활성제가 천연 계면활성제 위주로 된 샴푸를 찾아 쓰시는 게 조금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천연 유래는 중간에 화학성분이 반응을 위해 들어가기 때문에 천연이라 할 수 없습니다.
이상 탈모샴푸의 진실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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